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포럼에서 김지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대표파트너가 발표하는 모습. [출처=이남석 기자]
"산단 내 업체들끼리 어떻게 협업을 해야 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산단별 재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 산단은 크게 △울산 △대산 △여수 등으로 나뉘는 데 각 산단별 특징이 상이한 만큼 맞춤별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을 주제로 열린 제1회 포럼에서 김지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대표파트너는 "3대 산단별 공급과잉 수준과 다운스트림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재편 방향성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파트너는 울산산단이 조만간 공급 과잉 사태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산단은 크래커 3기와 프로필렌(PDH) 설비 4기가 모여있다. 오는 2027년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시행될 경우 C2와 범용 폴리에틸렌(PE) 공급 과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울산 산단은 PDH가 집중된 산단으로 샤힌 가동 시 C3 70만 톤이 잉여로 남아 PDH 사업성이 악화할 수 있다.
김 파트너는 "울산 산단에는 크래커 3기와 PDH4기가 있고 샤힌이 들어오고 있다"며 "공급 오버 캐파(생산능력) 이슈가 심화될 수 있고 특히 PDH는 경쟁력이 많이 떨어질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산 산단은 크래커 4기로 구성된 만큼 다운스트림 범용 비중이 95%로 다른 산단 대비 높은 것이 특징이다. 크래커 7기 설비가 들어온 여수 산단의 경우 최대 규모의 산단으로 외부 수출하는 기초유분 비중이 크다. 높은 에틸렌 생산량 대비 정유 업체는 1곳 만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대산에는 정유사가 있고 납산 트래커 업체들이 있다"며 "정유 사업체와 납산 파이프 업체들 간의 협력 구도가 이미 어느 정도 발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파트너는 산단의 공동 업무를 수행할 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단에서 비핵심 부문은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나 업무는 산단의 공동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허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파트너는 국내 에틸렌 설비 캐파는 향후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범용 수출 물량을 최소화하고, 내수와 고부가 중심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높아진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일본을 비롯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추가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공적 재편이 단행될 경우 현재 대비 -5% 수준의 원가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단 내 협업 추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도 요청했다. 업체 간 협업과 재편 가속화 지원방안을 비롯해 △추가적인 산단 원가 경쟁력 지원 방안 △고부가&친환경 등 미래 사업 준비 지원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재편 업체에 대한 정보교환과 경쟁제한 허들을 제거하고 에탄 등 저가 피드 확보와 유틸리티 저감을 위한 규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석화 내 친환경 및 고부가 기술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지정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산단 내 협업을 통한 재편이 진행된 이후에도 추가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또한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책임 경영을 받기 위해서 우리가 어떠한 움직임을 가져야 되는지 어떠한 협업을 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좀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김 파트너의 주제 발표 이후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의 사회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화학산업협회,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심층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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