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160만㎡(48만평) 규모의 여천NCC 공장 2사업장 전경. [출처=여천NCC]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160만㎡(48만평) 규모의 여천NCC 공장 2사업장 전경. [출처=여천NCC]

정부가 전남 여수 석유화학 산업단지의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업계가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구조개편 방안을 인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디엘케미칼, 여천엔씨씨 등 4개 기업이 신청한 ‘여수 1호’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지난 20일자로 승인 조치했다.

이는 올해 2월 시동을 건 대산 1호 사업재편(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에 이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성사된 두 번째 합종연횡 사례다.

장기화되는 글로벌 공급과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사들이 생산 설비를 통합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실질적인 생존 방안 모색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소재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 완성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은 여수 산단 내 분산되어 있던 기초 유분 및 다운스트림 생산 시설을 떼어내 하나의 거대 법인으로 묶는 데 있다.

세부 계획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 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비롯해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기초소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다.

물적분할된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 부문은 기존 여천엔씨씨와 합병 절차를 밟아 새로운 통합법인의 뼈대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 한화솔루션과 디엘케미칼은 각 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PE 및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 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신설법인에 넘긴다.

현금 유출 없이 기존 공장과 영업권 등 실물 자산을 직접 출자하는 방식을 택해, 대규모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업들의 유동성 부담을 최소화했다.

원료를 생산하는 상단 공정과 이를 받아 최종 제품을 만드는 하단 공정이 한 회사로 일원화되면서 물류비용 절감 등 생산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8천억 규모 자금 수혈…재무 개선·고부가 전환 속도

거대 통합법인 출범과 함께 훼손된 재무 건전성을 복구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도 병행된다.

여천엔씨씨의 주요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디엘케미칼은 각각 2천725억원씩 출자해 총 5천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여천엔씨씨가 짊어지고 있던 기존 부채를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다지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4개사는 부채 상환 외에도 공급망 안정을 위한 배관망 등 핵심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목적으로 총 2천532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중국발 증설 러시로 촉발된 범용 화학 제품의 한계를 벗어나, 장기적으로 대체가 어려운 스페셜티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해당 기업들은 향후 이사회 승인 및 합병 관련 본계약 체결, 기업분할 절차 등을 순차적으로 거쳐 신설통합법인 설립을 최종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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