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되며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기다렸던 중국의 석유화학 수요 증가에도 최근 급등한 유가 탓에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3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화학 수요는 역사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중국 에틸렌 수요는 420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로필렌 수요는 23.4% 증가한 457만t을 기록했다. 폴리에틸렌(PE)은 12.7% 증가한 352만t, 폴리프로필렌(PP)은 17.8% 증가한 307만t으로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재고 축적 수요가 확대되면서 중국 석유화학 제품의 명목소비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고전했던 석유화학업계는 하반기 중국 수욕 회복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중국의 수요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 업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이달 셋째 주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165달러를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인 300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재료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사(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유가 상승은 곧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달 들어 10개월만에 90달러를 돌파했다. 북해산 브렌트(Bret)유와 중동산 두바이(Dubai)유 역시 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당분간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연내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은 업계의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산업이 부진한 주요인은 수요 약세보다는 공급 부담 및 높은 유가에 기인한 점을 확인했다”며 “수요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제품 스프레드가 부진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석유화학 생산량은 수요와 유사하게 증가하는 중이고 범용성 제품의 공급 부담 여전해 저조한 업황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본격적인 회복이 나타나려면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와 설비 폐쇄 등 산업 내 구조조정을 통한 공급 축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