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 점진적 개선 전망
"누적된 증설 부담·중국의 제품 자급률 상승은 부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과 수요 반등이 국내 석화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리오프닝은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요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석유화학시장의 글로벌 점유율은 22~23%(에틸렌 수요 기준) 내외로 추정되며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40~50%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황은 중국 시장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중국발 수요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공급 과잉과 유가 상승까지 겹친 '3중고'에 주요 업체들은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현지 수요처의 공장가동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물량은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설비 가동률이 하향 조정되는 등 지난해 한국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은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강력한 수요 회복으로 이어져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중국 수입 수요 위축이 최근 국내 석유화학업체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중국 리오프닝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양회를 계기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LG화학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공급 과잉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반등으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양회 전후로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될 경우 좀 더 빠른 바텀아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0년 이후 누적된 증설 부담과 중국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등은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를 일정 수준 경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호섭 연구원은 "2020년부터 수요 성장 폭을 상회하는 신규 설비 증설이 누적된 가운데 올해도 중국 역내를 중심으로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급 부담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석유화학 산업 고도화로 국내 업체들의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간원료나 합성수지 제품의 자급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중단기적으로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의 수입 수요 개선을 경감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증설과 낮은 가동률로 석유화학 업황 회복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이르면 오는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반기에는 업황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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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석유화학업계, 중국 리오프닝 따라 불황 탈출 기대감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