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급 증가·수요 개선 지연 전망…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세 기대
본업 부진에도 태양광·배터리 신사업 '훨훨'…포트폴리오 다각화 집중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올해 1분기 주요 업체들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부터 신사업 성과에 따라 부문별 희비가 엇갈린 만큼 업계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반등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9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14조4863억원으로 24.9% 증가했다. 이마저도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410억원 규모다. 석유화학부문은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213억원, 1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71% 급감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002억원에 영업이익 271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85.1% 증가했다. 하지만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은 33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9% 급감했다.
오는 11일 실적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 역시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과 4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되지 않아서다. 업계는 올해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리오프닝에 기대를 걸었지만 효과는 예상보다 더디게 실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화학 업황은 공급 증가와 수요 개선 지연, 중국 자급률 상승의 여파로 부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내구재 수요 부진과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수요 개선은 지연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저율 가동하던 플랜트들의 가동률 상승, 신규 증설 물량 유입 등으로 공급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경기선행 지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2분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개선이 진행된다면 하반기에는 업황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화학업계는 중국 리오프닝 시그널에 따라 올해 말부터 점진적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LG화학은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이후 중국의 수요 패턴이 개선된다면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LG화학은 "석유화학 시황과 수익성 방향만 놓고 본다면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본다"며 "수요 사이드 회복 통해 완만하게 시황이 개설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화솔루션도 "케미칼 부문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회복과 내수 수요 회복에 따라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본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는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본업 부진에도 가운데 태양광, 배터리 등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온 업체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을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본업 부진을 만회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전분기 대비 전지재료 수요가 회복되며 영업이익 2027억원을 기록했다. 생명과학 부문은 성장호르몬·백신 등 주요 제품의 판매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164억원을 달성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성장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 예상 금액 반영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 사업(전지재료·친환경소재·신약)을 적극 육성해 기업가치를 끌이올린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3대 신성장 동력 중심의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본업 부진에도 태양광 사업 성장세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태양광 사업을 포함한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3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에는 (발전 사업)매출액이 약 1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터리 소재사업을 확대 중인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롯데에너지머리티얼즈 인수를 최종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 발판을 마련했다. 오는 2분기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연결편입에 따른 외형성장과 리레이팅 본격화가 전망된다.
김도현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소재 매출 7조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화학제품 스프레드 약세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화학 업종 대비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이 높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의 편입으로 향후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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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국 수요만 기다릴 수 없다"…석유화학 불황 탈출 모색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