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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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고착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면전으로 번져 과거와 같은 '오일 쇼크' 국면에 진입하면 성장률 낙폭은 0.8%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다.

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쟁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시나리오와 국내 거시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기준 유가는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이다.

■교전 1개월 이상 후 협상 재개…유가 80달러 안팎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1개월 이상 교전을 이어가다 협상에 복귀하는 비교적 완화된 시나리오의 경우, 올해 연평균 유가는 배럴당 80달러 내외로 전망됐다. 이 경우 국내 경제 성장률은 약 0.1%포인트 낮아지고, 경상수지는 58억달러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충격이 단기에 그친다면 대외 부문의 부담이 확대되더라도 거시 지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유가 100달러

공습이 장기화되고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수개월간 봉쇄되는 비관적 상황이 전개될 경우, 연평균 유가는 10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한다. 경상수지는 260억달러 감소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무역수지와 물가가 동시에 압박받는 ‘이중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 지상군 투입으로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대돼 과거 오일 쇼크와 유사한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연평균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떨어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경상수지는 767억달러 감소해 외환 수급에도 상당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아직 뚜렷한 회복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대외 충격이 가세할 경우, 회복 국면 진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공급망 안정이 관건"

보고서는 "유가 급등과 오일 쇼크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및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안보 강화와 함께 중동 리스크에 대응한 수입선 다변화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 변수에 그치지 않을 경우,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물가·경상수지 3대 거시 지표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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