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두바이유 87달러·환율 1200원대…휘발유값 1800원 '눈앞'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당분간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가와 환율의 상승은 일정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 유류세 인하에도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800원대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까지 각각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31일 기준 배럴당 88.39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배럴당 84.37달러 선까지 올랐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70달러 안팍까지 떨어졌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등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바이유 값이 이처럼 80달러 후반에 형성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7년 3개월만이다.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유가는 원화로 환산해 봐야 한다. 지난달 28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7.58달러, 원-달러 환율은 1205.5원이었다. 배럴당 가격은 10만5577원이다.
배럴당 가격이 이런 수준을 기록한 가장 가까운 시점은 2014년 8월12일이었다. 당시 유가는 배럴당 103.25달러로 100달러를 넘었다. 원-달러 환율이 1026.4원으로 지금보다 180원 가까이 낮다 보니 원화로 살 수 있는 원유량은 87.80달러인 지금과 103.25달러인 당시가 같은 상황이 된다. 쉽게 말해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 것이다.
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은 드물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연준의 강력한 매파 기조 전환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같은 상황은 지속될 수 있다. 미국 연준은 올해 5회 이상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러시아의 자존심 싸움으로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단기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도 유가를 흔드는 악재다.
이같은 유가·환율 악재는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1월 마지막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18.9원 오른 ℓ당 1651원이었다. 상승폭이 한 주 전 10.1원에서 18.9원으로 확대됐다.
유가 오름폭에 환율 변수까지 더하면 휘발유 가격은 다시 ℓ당 18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유가는 각종 제품의 원재료 성격인 만큼 국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설을 앞두고 정부가 누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이달부터 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월에는 3% 후반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유지되더라도 2월 이후에는 유류 가격 상승과 농·축·수산물 상승 압력, 개인 서비스·가공식품 가격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4%대에 근접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3.8%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12월에 3.7%로 소폭 둔화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국제유가 강세 등 영향으로 상반기에 상승하다 점차 오름폭이 둔화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 유가·환율 동반 상승…체감유가 이미 100달러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