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설비투자액 10조1830억원…전년비 13.7%↑
대산 4사, 4년 간 안전·환경 분야 9253억원 투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미래 수익 창출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소재, 수소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31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설비 투자액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종의 올 상반기 투자액은 10조1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89544억원 대비 1조2286억원(13.7%) 증가했다. 3조8238억원이 증가한 IT·전기전자업종에 이어 2번째 규모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에 3조9457억원을 집행했으며 이는 지난해 상반기 설비투자액(2조6122억원) 대비 51% 증가한 규모다. 석유화학 사업부문과 첨단소재 사업부문에서 생산공장 신·증설에 나서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도 324.3% 늘어난 1조1598억원을 설비에 투자했다. 한화솔루션도 올 상반기 설비투자액이 39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금호석유화학도 3.4% 늘어난 1840억원을 기록했다.
안전·환경 분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충남 서산시는 지난 30일 한화토탈에너지스, 롯데케미칼, 엘지화학, 현대오일뱅크 등 대산지역 내 석유화학 기업과 안전·환경투자 합동검증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4사는 2019년부터 최근 4년간 노후시설 교체, 환경설비 설치·보수 등을 위해 총 925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간 80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던 기존 약속보다 1183억원 많은 규모다.
하반기에도 석유화학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지속가능 비즈니스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선정했다. 연구개발비도 전년 대비 35% 이상 늘려 올해 1조원의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혁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충남 대산공장에 연산 3200톤(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CNT) 4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4공장 완공 후 LG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연간 총 6100t으로 확대되며 국내 1위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밖에도 LG화학은 청주와 구미 양극재 공장 증설에 총 7179억원을 투자한다. 일본 도레이(Toray)와 헝가리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분리막 시장도 공략한다. 양사는 2028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나가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스페셜티 및 그린 사업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1조원을 투자한다.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실적악화 및 어려운 경영환경 지속 전망에도 비전 달성을 위한 신사업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사업을 위해 울산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해중합 공장(BHET 생산)을 4만5000t 규모로 신설할 예정이다. 11만t 규모의 C-rPET 생산 설비도 2024년까지 구축한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산업 주도권과 배터리 소재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2030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배터리용 전해액 핵심원료인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디메틸카보네이트(DMC)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바나듐 배터리 전해액 사업과 설비에도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화학군 소재사들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시장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전지소재사업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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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석유화학, 불황에도 미래 성장사업 투자 늘린다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