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속 삼중고에 직면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26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LG화학, 한화솔루션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은 전망이 불투명한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배터리 소재 등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원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두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조7000억원에 세계 4위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확정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퓨어케미칼 중심의 석유화학 제품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어 석유화학 업황에 따른 이익변동이 컸다"며 "석유화학 사업부 외에 신성장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추가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주요 상사들과 손잡고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쓰비시상사와 청정수소·암모니아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청정 암모니아 생산·공급 및 시장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황진구 수소에너지사업단장은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힘을 모아 생산, 운송, 저장 및 시장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체화해 미래 수소경제사회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친환경소재, 전지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회사는 최근 미국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지분 100%를 5억6600만달러(약 8131억원)에 인수했다. LG화학 역사상 최대규모 인수합병(M&A)이다.
이로써 LG화학은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8월 국내 최대 규모의 CNT(Carbon Nanotube) 공장 계획을 밝혔다. 대산공장에 연산 200톤 규모의 CNT 4공장을 짓고 2024년 하반기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4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연간 총 6100톤에 달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국내 태양광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 사업 부문 한화큐셀은 최대 18억달러 규모의 태양광 셀·모듈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후보지로는 기존 태양광 모듈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를 포함해 텍사스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이 거론된다. 한화큐셀은 지난 5월엔 조지아주 돌턴 공장 인근에 1억7100만 달러를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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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석유화학업계 "신사업 투자로 불황 정면 돌파"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