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공격 증설로 원재료 협상력 확대 전망
코오롱인더스트리 성장 속도 빠른 신소재 '아라미드' 집중 육성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섬유기업들이 글로벌 수요 증대에 힘입어 탄소섬유·아라미드 이른바 '슈퍼섬유' 생산라인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의 공통점은 최근 경기침체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에도 불구,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슈퍼섬유(탄소섬유·아라미드)를 낙점했다는 점이다.
23일 화학섬유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는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라인 증설에 778억원을 투자한다.
회사 측은 "친환경 정책에 따른 압축천연가스(CNG), 수소 등 고압용기 및 태양광 단열재 등 글로벌 탄소섬유 수요 증가에 따른 증설"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무게는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하다. 경량화에 필요한 전기차, 항공기, 토목건축, 풍력·태양광용 단열재 등 산업 분야부터 골프채와 고급 자전거 등 스포츠·레저 분야까지 사용폭이 넓은 이유다.
증설 완료 시 효성첨단소재의 2025년 1분기 기준 탄소섬유 생산능력은 지난 3분기 6500톤에서 1만4000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는 2028년까지 2만4000톤으로 생산 능력을 꾸준히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2021년 이후 매년 약 37%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공격적인 증설을 진행 중"이라며 "압축천연가스 고압용기·전선심재·수소차량 연료 탱크 등의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중국 태양광용 단열재 수요 증가에 따른 증설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설 완료 이후 현재의 판가(수출 가격)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700억원 수준의 탄소섬유 매출액은 4000억원 중반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규모가 커질수록 탄화·흑연화, 표면 처리, 스풀링·패키징 등 모든 공정의 원가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며, 원재료 구매 관련 협상력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 봤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관련 해외 생산법인 설립에도 나선다. 2025년 2월까지 총 383억원을 출자해 중국 장쑤성에 탄소섬유 생산법인을 세을 계획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섬유 전방 시장이 기존 CNG탱크, 수소 탱크 등 고압용기에서 태양광 잉곳 성장로용 단열재용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중"이라며 "고성장하는 태양광 산업의 신규 수요로 인해 가격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설을 통한 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성장 속도가 빠른 신소재 아라미드와 타이어코드를 집중 육성하고 비주류 사업은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총 2400억원을 투자해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현재 연 7500톤에서 내년까지 1만5000톤으로 2배 늘리는 '더블업(Double-Up)' 증설에 나선다.
증설 완료 시 2024년부터는 아라미드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3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줄었으나, 아라미드 부문은 수요 강세로 상승 기조를 잇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아라미드는 5G 광케이블 보강재 시장의 성장과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와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보였다"며 "아라미드 더블업 증설이 내년 하반기 완료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태광산업 또한 증설을 활용해 아라미드 사업을 밀어 부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1450억원을 들여 오는 연산 3500톤 규모로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증설에 나선 바 있다. 오는 2025년 증설이 완료되면 태광산업의 아라미드 생산량은 현재 기준 연산 1500톤에서 총 5000톤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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