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스페인 등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투자 요청 커져
수요 급성장세…배터리 3사, 유럽 증설 진행중
전기차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미래 친환경차 확대를 위한 각국 정책에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K-배터리'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K-배터리'와의 협력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유럽 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배터리 모시기'가 분주했다.
17일 외신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닛산,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를 비롯해 브리티시볼트, 이노뱃오토 등 유럽 배터리업체 등 6개 기업들이 협상 명단에 올랐고 익명의 소식통은 삼성, LG를 초기 협상 대상으로 꼽았다. 영국 정부는 이들에 주요 자동차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정부에서 공장 부지 및 재정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국 내 배터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영국 에너지산업부 대변인은 "기가팩토리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영국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투자자 및 자동차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도 배터리 공장 유치를 서두르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성장을 위한 배터리 투자가 화두였다.
스페인은 유럽에서도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강국으로 오펠, 푸조 등이 이미 전기차 모델을 생산 중이며 폭스바겐도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가 함께 참석해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김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스페인은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주요 자동차 공장도 많아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시장으로서 큰 매력이 있는 곳"이라면서 "스페인이 갖춘 우수한 장점, 그리고 LG의 기술력과 사업 경험이 함께 한다면 훌륭한 성공사례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생산기지인 유럽 국가들은 자국 내 배터리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에는 이미 'K-배터리' 3사를 비롯해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이 진출해 있으나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이들 국가들은 낮은 임금과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배터리업체들을 다수 유치했다.
이에 반해 스페인, 영국 등은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친환경 전기차 산업 확장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은 공격적인 투자 유도로 테슬라와 중국의 CATL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 선점과 동시에 기존 주력 시장인 유럽 시장에서 증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 2공장을 신설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연초 헝가리 3공장 건설 투자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연산 100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한 4단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일정 중 유럽연합(EU)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EU는 저탄소경제, 재생에너지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수소차와 전기차·에너지 저장장치·배터리·수소경제 분야가 강점인 만큼 한국과 EU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향후 더욱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중국에 이어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그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기반을 발판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관련 투자유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원본출처 : 'K-배터리 모시기'…이번엔 유럽? (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