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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케미칼 전자제품 첨단소재 분야. |
우리나라와 일본 화학업계가 첨단소재 및 스페셜티(고기능성 플라스틱)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기초화학은 미국, 중동, 중국 업계가 원료 및 수요 강점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이를 피해 성장성이 높은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소재분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일본 화학업계는 자국 수요 감소와 시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신성장동력 마련에 한창이다.
아사히카세이는 60년간 영위해 온 합성수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사업을 접고 배터리와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가공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해 완구, 자동차, 가전 등 여러 분야에 사용되는 대표적 합성수지이다. 하지만 자국 수요가 감소하고 세계 공급 증가로 단가가 하락함에 따라 결국 사업철수를 결정했다.
아사히는 세계 최초 리튬이온배터리를 상용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터리 분야에 집중해 2018년 기준 분리막 세계 점유율 1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히는 최근 미국 자동차 섬유업체인 아디언트(Adient)를 1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2018년에 인수한 미국 자동차 섬유업체 세이지 오토모티브 인테리어스(Sage Automotive Interiors)를 통해 이뤄졌다. 이번 인수로 아사히의 미국 자동차 섬유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미쓰비시케미칼은 4월1일자로 반도체본부를 출범한다.
회사는 그동안 반도체 관련 제품을 생산해왔지만 서로 다른 부문에 흩어져 있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전자·정보통신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여기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반도체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본부를 두고 인력 등 관련 업무를 일괄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미쓰비시케미칼의 반도체 사업 매출은 연간 200억~300억엔으로, 10년 안에 1000억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M&A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심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율촌화학은 기존 포장재 중심에서 배터리, 반도체 등 전자재료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율촌화학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정기주총에서 사업목적에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재, 회로기판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제조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며, 새 사외이사에 전자소재 시장분석 능력이 있는 일본인 아리미츠 요시오씨를 선임할 예정이다.
아리미츠씨는 직무수행계획서에 "광학필름, 이차전지 등 전자소재 부품 분야의 사업현안에 대한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율촌화학은 리튬이온배터리셀을 포장하는 알루미늄 파우치를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 파우치는 일본기업인 DNP와 쇼와덴코가 세계시장 70%를 점유하고 있어 일본과의 무역갈등에서 취약분야로 꼽히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율촌화학 등과 소재 국산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 및 스페셜티(고부가 플라스틱)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고 올해부터 통합법인으로 출범했으며, 같은 차원에서 자회사 롯데정밀화학 합병도 검토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각시장에 나온 일본 소재기업 히타치케미칼을 인수하려 했으나, 10조원이 넘는 인수가격에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인수설명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정도로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 니케이신문과이 인터뷰에서도 계속해서 일본 화학기업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화학 분야의 M&A도 검토하고 있다"며 "히타치케미칼 매각 입찰에 참가했지만 고액이어서 결국 얻지 못했다. 다른 유력한 기술을 가진 회사도 많기 때문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세계 공장 총합 연산 450만톤의 에틸렌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국내 전체 생산량인 980만톤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한국과 일본 기초화학사업은 세계경제가 성장할 시기에 큰 이득을 남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으로 세계경제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최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급감한 상태에서 저렴한 원료를 바탕으로한 미국, 중동과 수요를 바탕으로한 중국이 대규모 신증설에 나서면서 시황이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기초화학 경쟁력을 잃은 한국과 일본 화학업계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자국의 첨단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첨단소재 및 스페셜티 분야를 신성장동력을 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본출처:http://chem.ebn.co.kr/news/view/159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