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미드오션 에너지 지분 인수 협약식. (앞줄 왼쪽부터) 드 라 레이 벤터 미드오션 에너지 CEO, 나시르 K.알 나이미 아람코 업스트림 사장. (뒷줄 왼쪽부터) 블레어 토마스 EIG 회장 겸 최고경영자와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대표이사 사장.[제공=아람코코리아]
아람코, 셸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이 증가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가 에너지 전환의 가교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 에너지 대기업 셸이 지난 3월 발표한 ‘LNG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석탄-천연가스 전환이 가속됨에 따라 오는 2040년까지 전 세계 LNG 수요가 지금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 연간 LNG 수요는 6억2500만~6억8500만t(톤)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LNG 수요가 대폭 늘어난 점도 에너지 기업들의 LNG 사업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LNG 사업에 적극 속도를 내고 있다. 아람코는 지난해 9월 미국계 신생 LNG 업체인 미드오션 에너지의 지분 일부를 5억달러에 인수하며 LNG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아람코는 “우리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보이는 이 시장에서 엄청난 기회를 발견했다”며 “이번 계약은 선도적인 글로벌 LNG 기업이 되기 위한 아람코 전략의 중요한 단계”라고 언급했다.
아람코는 지난달 중순에도 미국 LNG 개발사 넥스트디케이드와 향후 20년 동안 연간 120만톤에 달하는 LNG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 말에는 미국 텍사스에 기반을 둔 셈프라 인프라의 포트아서 No.2 프로젝트에 대한 25% 지분 투자 및 연간 500만톤의 LNG 구매에 대한 ‘논바인딩(Non-binding·비구속적)’ 기본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아람코는 미국 LNG 개발사인 텔루리안의 루이지애나 드리프트우드 LNG 투자도 검토 중이다. 지난 6월 블룸버그는 아람코가 지분을 보유한 미드오션과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텔루리안 드리프트우드 LNG 건설의 잠재적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셸은 최근 아람코를 제치고 싱가폴 LNG 기업 파빌리온 인수에 성공했다. 파빌리온은 현재 싱가포르 전력 및 산업용 가스 수요의 3분의 1 이상을 LNG와 파이프라인 가스로 공급하고 있다.
셸은 이미 연간 7000만톤의 LNG를 판매 중이지만 오는 2030년까지 LNG 구매량을 2022년 수준 대비 20~30% 늘리겠다는 목표에 따라 해당 인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애드녹(ADNOC)은 지난 5월 미국 LNG 개발기업 넥스트디케이드의 리오그란데 LNG Train 1~3의 지분 11.7%를 인수하고 연간 190만톤의 LNG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정부가 지분 51.5%를 보유한 인도 국영기업 인디안오일도 지난 6월 말 LNG 규모를 현재 780만톤에서 2000만톤으로 2배 이상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에너지 업체를 중심으로 LNG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에서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탈탄소와 동남아 등에서의 석탄 대체를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