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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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장기 불황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유가 하락과 대규모 증설 부담 완화, 중국 부양책 효과 누적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로 예상되는 가장 분명한 변화는 유가 및 가스 가격 하락이다.

친(親)화석연료 기조를 보이는 트럼프는 최근 에너지 3대 에너지 요직인 국가에너지회의 의장, 에너지부 장관, 환경보호청장 인선을 마무리했다. 모두 친화석연료주의자로 채워졌으며 이는 미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량을 재차 늘림으로써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를 이끌 예정이다.

유가 하락은 NCC 원가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화학제품 가격은 나프타와 동반해 하락하긴 하겠지만 대규모 증설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그 폭은 유가 대비 작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주도로 이루어졌던 지난 증설 사이클은 올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증설 유입이 일단락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더불어 메이저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수급밸런스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최근 일부 메이저 업체들의 설비 폐쇄 또는 영구중단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후화 및 소규모 설비들의 비중이 높은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그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사빅은 지난 4월 네덜란드에 위치한 NCC를 영구 폐쇄했고 엑슨모빌은 연말까지 프랑스에서 가동 중인 NCC 폐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미쓰이케미칼 설비 다수가 오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쇄 또는 감축된다.

아람코는 사우디에 건설 예정이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경제성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과 노후 설비들의 경쟁력 약화 뿐만 아니라 러-우 전쟁 이후 저렴한 PNG 공급이 상대적으로 비싼 LNG로 전환됨으로써 유틸리티 비용이 높아진 것도 최근 석유화학 업종의 구조조정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거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9월부터 누적되고 있는 크고 작은 부양책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내년 2분기 이후부터는 석유화학 수요도 지금보다는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전 연구원은 “11월 초 중국 전인대에서 기대와 달리 실질적인 재정정책이 전혀 발표되지 않으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실망감이 확대됐다”면서도 “지난 9월 말부터 발표됐던 통화정책과 부동산 규제완화가 누적됨에 따라 수요 측면에서 그 효과는 2025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발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내년 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부과 정책이 가시화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부양책이 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주요 공약 중 하나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를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 대해서는 60%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관세가 적용될 경우 GDP 성장률은 2~3% 수준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경제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역사상 단 한번도 목표했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시작되면 그 상황에 맞춰 추가적인 재정정책도 출현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전 연구원은 “화학업황 회복의 강력한 트리거가 부재한 만큼 턴어라운드를 논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2025년은 바닥을 지나 올해보다 개선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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